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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 데이터 어쩌구의 첫 이직 준비 후기와 팁

처음으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후기와 나름의 팁을 적어보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내용임 주의…!

  • 요약
    • 기간(첫 서류 제출부터 전체 전형 결과가 나오기까지, 처우협의 기간은 빼고)
      • 약 3.5개월
    • 지원한 공고
      •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ML 엔지니어
    • 총 12개 회사에 지원 후 3개 최종 합격
      • 서류 탈락 - 4개
      • 과제/코테 탈락 - 0개
      • 1차 면접 탈락 - 2개
      • 2차 면접 탈락 - 0개
      • 진행 중 중단 - 3개 (2개는 내가 타사합격으로, 1개는 회사가 TO소진으로)


시작하면서

새출발을 하기로 결심한 나..(비장)

  • 어쩌다 보니 인턴으로 입사한 첫 회사에서 만 5년을 넘기게 되었고, 이번이 첫번째 이직이다. 꽤 만족하면서 다녔기 때문에 이전에는 이직을 시도해본 적이 없었다.
  • 그런데 시도하면서 아 진작 좀 해볼걸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과제나 면접을 보면서 배우는 게 정말 많았고, 시장에서 내가 어떤 지원자로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예를 들어 나는 나 자신을 데이터 분석가로 생각하고 있었고 현재 회사에서는 탐지외길을 걸었지만 내적으로는 넓은 범위의 업무에 다양하게 관심이 있는 편이다. 문제는 최근 몇 년 간 이미 데이터 분석가/데이터 사이언티스트/ML 엔지니어 등 관련된 여러 직군들은 이미 상당히 고정적으로 세분화되었다는 점이다. 내 경험은 흔히 말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가깝다는 것(즉 일반적인 분석가 공고에 지원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 그리고 중니어가 되면 사실 조금 더 범위를 구체화해서 스스로의 롤과 전문성을 정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구직하면서 깨달았다. 어떤 의미에선 이걸 이제야 생각했다는 게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기도 한 듯..😿 핏 안 맞는 공고에 어떻게 면접까지 가기도 했었는데 서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죄송할 지경이었다.
    • 물론 보다 보면 아직도 데이터 분석가로 써 있거나 ML엔지니어라고 써 있지만 읽어 보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가까운 공고가 종종 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정말 애매한 영역이고 사실 내가 최종 합격한 포지션 중 3개 중 2개는 ML엔지니어다(!). 이름보다는 JD에 뭐라고 써있는지 보고 판단하는 게 중요함.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은 데이터 어쩌구...로 시작하게 되었다.
  • 하여간 다시 돌아와서, 실제 이직을 할 건지 말 건지랑 별개로 자주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구직 경험을 해보는 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느꼈다. 특히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떤 환경에서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볼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서류

  •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첫번째 단계다.
  • 서류를 처음 써본다면 포맷이나 기본적인 내용은 공부하고 쓰기
    • 개발자 이력서 검색해보면 참고할 만한 글들과 포맷, 예시들이 많이 나오므로 이걸 최대한 참고해서 따라 쓰면 어렵지 않다. 다만 처음 쓰는 거라면 본인 마음대로 쓰는 것보다는 남의 걸 많이 참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포맷보다 컨텐츠가 훨씬 중요하긴 하지만 bad practices(강조할 부분이 강조되지 않은 배치, 떨어지는 가독성, 과도한 길이 등등)는 최소한 피하자는 차원이다.
    • 업무의 나열보다는 성과 위주로, 가능하면 구체적인 수치로 적으려고 했지만 사실 현 회사 업무가 보안에 가까운 성격이 있어서 투명하게 적을 수는 없었다. 내가 담당한 프로젝트 중에 회사에서 홍보성 기사를 낸 것들이 두어 개 있어서 (ex. A 시스템 개발을 통해 B 지표를 N% 개선했다는 식의.. 이건 어차피 오픈한 수치이니) 링크로 첨부했는데 일부 면접 때 반응이 괜찮았던 것 같다.
  • 공고 찾기
    • 원티드 또는 대기업의 경우 https://devision.co.kr 요 서비스가 아주 유용했다. 구독 기능도 있는데 난 쓰진 않았고 (왜냐면 어차피 매일 아침저녁으로 들어가보니까^^..!) 직군 필터 기능이 아주 편했다.
  • 망설이지 말고 일단 넣기
    • 가고 싶었던 회사를 좀 고민하다가 넣었는데, 첫번째 전형 끝나고 나서 거의 3주를 답이 안 오다가 (아마 나보다 먼저 전형이 진행된 지원자가 합격을 해서) TO가 소진되어버렸다고 연락이 온 경우도 있었다. 좀만 더 행동력 있게 빨리 지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망설이는 사유는 이게 될까? 하는 마음 때문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지원자격은 70% 이상, 우대사항은 그닥 만족하지 않아도 그냥 넣었다. 현실적으로 모든 걸 만족하는 지원자는 별로 없을 거고 JD로 그 팀이 필요로 하는 모든 걸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지원을 합니다 판단은 님이 하세요 라는 마음으로 지원하는 게 좋은 것 같다. 특히 채용이 얼어붙은 요즘은 공고가 많지도 않아서 지금 물불가릴 때가 아님..!
    • 물론 딱 봐도 fit이 너무 잘 맞는 공고일수록 이후 진행 경과가 안정적으로 좋긴 했지만 내가 전혀 모르는 도메인이라 되려나 하고 넣었는데 최종까지 간 경우도 있었다. 당연한 소리지만 작은 회사일수록 경험/기술 스택이 안 맞으면 바로 떨구고 큰 회사일수록 (적응을 기다려줄 여유가 있어서) 좀 안 맞더라도 다른 요소나 잠재력을 고려하는 느낌이었음.
  • 모든 제출마다 서류를 새로 작성할 필요는 없지만 (진짜 가고 싶은 회사라면) 약간의 커스터마이징은 하기
    • JD를 잘 들여다보면 그 팀이 필요로 하는 경험이 어떤 건지 좀 감이 오는데 그런 부분을 서류에서 강조해서 넣었을 때 합격 확률이 높았다. 나는 보통 상세 경력 기술 부분은 그대로 두고 맨 위에 간략하게 자기소개하는 부분을 활용해서 어필을 하려고 했다.
  • 떨어져도 상처받지 말기 (중요 🌟)
    • 서류에서 떨어지는 건 이후 단계에서 떨어지는 것과는 다르다. 서류는 지금까지의 내 경력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인데, 기본적인 포맷을 지켰고 표현 방식에 큰 문제가 없었다면 서류 통과를 못하는 이유는 그냥 회사가 찾는 사람과 내 경험이 맞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나도 앞에 말했듯 어버버하면서 잘 맞지 않는 직무 공고에 막 넣었던 탓인지 서류 통과율이 엄청 높지는 않지만 떨어질 때마다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그걸 그냥 피드백 삼아서 아 이런 공고는 나랑 맞지 않는구나를 학습하는 계기로 쓰면 된다.


과제/코딩테스트/프리인터뷰

  • 기본적인 분석/코딩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단계다. 내가 지원한 회사들 중 1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전 과제전형 또는 코딩테스트 또는 프리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었다. 포함되지 않는 1개 회사는 1차 면접 때 라이브 코딩 테스트를 봤다.
  • 빈도는 개발자와 달리 데이터 분석가/사이언티스트는 과제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코테, 그 다음이 프리인터뷰인 듯. 그 안에서도 직군별로 약간 다른데, 분석가로 되어 있으면 SQL 코테를 보는 경우가 많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ML엔지니어로 되어있으면 다 모델링 과제였다. 다행히 나는 서류에서 떨궈지면 떨궈졌지 이 단계에서 통과를 못한 적은 없었다.
  • 이 단계는 딱히 팁은 없고 잘 풀면 되는 것 같아서 팁 대신 각 유형별 경험 위주로 작성해본다.

  • 과제
    • 개인적으로는 과제를 제일 선호했다. 쉬워서라기보단 잘하기만 하면 분석적인 역량이나 코드작성까지 여러 면에서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임. 실제로 과제를 좀 내가 생각해도 괜찮게 했다 싶은 경우 면접에 들어가면 면접관 분들이 기분탓이지만 살짝 호의적인 걸 느낄 수가 있었다. 그에 비해 코테는 난이도가 너무 빡세지 않았던 이상 못 풀면 떨어지는 거고 어느 정도 풀면 통과고 더 플러스일 건 없는 그런 느낌?
    • 코테와 달리 딱히 준비할 게 없어서 좋기도 했다. 대부분의 분석 과제는 데이터를 주고 모델링을 해보라는 식이기 때문에 경력직이면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자체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더 잘 풀 것인지는 다른 문제일 수도 있지만.
    • 기한은 1주나 2주를 주는 경우도 있고 코딩테스트 플랫폼을 빌려서 N시간을 짧게 주는 경우도 있었다. 시간을 넉넉히 줄수록 보태보태병처럼 계속 이것도 해볼까 이것도 추가할까 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쓰게 되는데 회사 다니면서 하면 좀 피폐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주말 하루 안에 끝낼 수 있는 시간제한도 나쁘지는 않았다. 뭐 다른 지원자들도 시간 없는 건 똑같으니까.
    • 인상적이었던 점은 굉장히 많은 회사들이 캐글 등 오픈되어 있는 데이터를 그대로 써서 과제를 낸다는 것. 아마 회사 데이터를 그대로 쓰기에는 여러 장벽이 있어서가 아닐까.
  • 코딩테스트
    • 내가 본 경우는 사전 코테나 라이브 코테 모두 SQL이었다. 나는 현재 업무에서 SQL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pyspark sql에 절여져 있다) 문법적인 부분에서 좀 많이 리마인드가 필요했고 프로그래머스 SQL 코테를 쭉 풀었다. 프로그래머스는 SQL도 그렇고 알고리즘도 그렇고 문제 읽는데 시간 더 걸리는 느낌.
      • 사실 프로그래머스 높은 레벨까지 갈 것도 없고 그룹바이 윈도우 피봇 할 수 있으면 쿼리 작성 문제는 다 풀 수 있었다. (근데 쿼리 작성하는 거 말고 이렇게 쿼리 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이런 식의 퀴즈도 있었는데 그런 건 대차게 틀렸다. 실제로 SQL을 잘 안 써본 티가 나버림)
    • 언제 알고리즘 코테를 마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간이 생길 때마다 알고리즘 문제도 깔짝깔짝 풀어보았으나 내가 지원한 회사들에서는 알고리즘 코테는 하나도 요구하지 않았다. 다행이다. 별로 자신은 없었거든요..
  • 프리인터뷰
    • 보통 전화나 화상으로 하며 스크리닝 느낌으로 다음 전형을 진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들을 빠르게 확인하는 단계인 것 같다. 기본적인 지식을 퀴즈처럼 묻는 경우도 있고 이력서 내용을 훑으면서 회사쪽에서 생각한 핏과 맞는지 보는 경우도 있음. 내 경험으로는 이후 1차 면접 전형과 크게 다르지 않되 좀 더 압축된 버전이었다.


1차 면접

  • 직무 역량을 검증하는 면접이다. 보통 지원하는 팀의 리드와 팀원들이 들어오고 적게는 2명 많게는 5-6명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내가 지원한 회사들은 전부(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회사들도) 이 단계까지는 전부 화상으로 봤다.
  • 내 경력을 회사가 관심있어 할 경험 위주로 재구성하기
    • 경력 면접이 신입 면접이랑 다른 점은 이거 아세요? 라고 물어보는 경우보다 이거 해봤어요? 이런 적 있으세요? 라고 물어보는 게 많은 것 같다. 지식 기반의 질문이 위주였던 곳은 거의 없다.
    • 이런 경험 기반 질문에 대해서 (예를 들면 모델을 실시간 환경에서 서빙해보신 적이 있나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성능이 떨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대처해보신 적 있나요? 유관 부서에 분석 결과나 모델 사용을 설득해보신 경험 있나요? 등등) 내 경험과 문제 해결 방식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예시를 맵핑해놓는 걸 추천한다. 그 질문이 뭐가 될지는 JD를 읽어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물론 정말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해 물어보면 그냥 없다고 하면 된다. 안 해본 걸 꾸며낼 순 없으니까.
    • 이걸 맵핑만 잘 해놓으면 내가 정말 잘 대답할 수 있는 내 실제 프로젝트로 대화의 흐름이 흘러가게 된다. 그 다음부터 깊이 들어오는 꼬리질문은 경험 기반으로 하면 돼서 어렵지는 않다. 반면 회사가 관심있어 할 경험을 제대로 꺼내지 못하면 지식 검증 위주로 흘러가서 오히려 털릴 가능성이 높은 듯(가장 첫번째로 본 면접이 이러고 처참히 떨어짐).
  • 이직/지원동기 준비하기
    • 1차더라도 기본적인 이직 동기나 지원 동기는 대부분 물어본다. 이직 동기가 지원 동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말하면 좋다. 지금 회사에 대한 불만보다는 지원한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에 집중해서 말하는 것은 국룰..이지만 말하다보면 이직 사유에 더 포커스가 가기도 하더라.
    • 적당히 말했을 때 그렇군요~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집념이 있으신 면접관의 경우 (이직 동기에 대해) 그러면 우리 회사 왔을 때도 ㅇㅇ한 상황이 되면 어떡할 건가요? (지원 동기에 대해) 그러면 그 조건을 만족하는 수많은 회사/도메인 중에서도 왜 굳이 여기인가요? 라는 식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런 부분까지 잘 생각해보고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 합류했을 때의 그림 미리 그려보기
    • 면접관이 제일 궁금한 건 당연히 이 지원자를 뽑으면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와 우리 팀에 어떻게 기여할지이다. 내가 봤던 모든 면접에서 이 유형의 질문이 반드시 나왔다. 여기 왔을 때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ㅇㅇ 도메인과 ㅁㅁ도메인의 차이점과 공통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ㅇㅇ도메인에서의 경험이 ㅁㅁ도메인에서 도움이 될까요)? ㅁㅁ를 배워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배우실 건가요? 등등
    • 이런 것들은 면접 보기 전에 고민을 해보고 들어가면 대답하기 어렵지 않다. 면접관도 엄청나게 구체적인 형태의 대답을 요구하는 건 아니고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지는지를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 고민해 보다가 너무 생각이 안 나면 LLM한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ㅇㅇ분야에서 이러저러한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사람인데 이런 내가 ㅁㅁ업무를 하게 된다면 내 경험을 살려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면 아이디어 엄청 많이 말해준다. 그 중 내가 진짜 잘 대답할 수 있는 걸 골라서 내 생각 기반으로 살을 붙이면 된다.
  • 면접도 볼수록 는다는 사실을 고려하기
    • 정말 가고 싶은 회사라면 첫번째나 두번째로 면접을 보는 건 좀 위험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면접이라는 걸 너무 오랜만에 봤기 때문에 한두 번 보고 나서야 감이 생겼다. 현 회사에서 아무리 면접관으로 들어가도 내가 인터뷰이가 되는 건 완전 다른 이야기였음.. 한두 번 보고 나서 복기해보면 개선할 만한 점들이 보이고, 그런 부분들은 다음번에 고칠 수 있다.
    • 예를 들면 나는 무슨 스피드퀴즈도 아닌데; 질문이 던져지자마자 대답을 일단 시작하고 하면서 말을 만들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돌아봤을 때 스스로 내가 잠깐만 생각했더라면 말할 수 있었을 다른 내용들이 많이 생각났다. 그 다음부터는 어려운 질문일수록 (3-5초 정도는 잠깐 딜레이를 줘도 상대 입장에서도 크게 이상하진 않기 때문에) 잠깐 숨 한 번 쉬고 생각 한 번 정리하고 대답하려고 노력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


2차 면접

  • 2차는 1차 대비 상위 리드급 면접관이 참석하며 요즘 말로 컬쳐핏, 옛날 말로 인성 면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직무/경험/기술을 물어보기도 한다, 라는 게 일반적인 설명인데 기술과 인성의 비율은 내 경험으로도 그렇고 주변 경험으로도 그렇고 내가 현 회사에서 면접관으로 들어갔던 경험으로 봐도 정말 100% 케바케다. 회사와 팀에 따라서도, 1차 면접 결과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진다.
    • 특히 1차 면접에서 기술쪽에서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면 당연히 회사입장에서는 2차 때 그 부분을 검증하려고 한다. 실제로 나는 1차 면접때 뵀던 면접관분이 2차때 그때 못 물어봤던 게 있어서 또 들어왔어요 라면서 기술질문을 여러 개 들고 오신 적도 있었다.
    • 여기까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또 알 수 없는 점, 1차 면접을 그럭저럭 잘 봤다고 생각한 회사에서도 2차 들어갔더니 또 기술 9 인성 1인 경우도 있었다. 솔직히 그냥 1차 면접을 CTO님이랑 첨부터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 날도 선선해졌는데 땀이 많이 났다 .. 💦
    • 결론은 기술:인성 비율은 들어가기 전에는 대체로 알 수 없다.
  • 1차 때 아쉬웠던 부분은 무조건 보완해서 들어가기
    • 꼭 어떤 특정 질문에 대해서 답을 못했어! 라는 그 지식을 공부하는 것도 있지만 1차 면접 기준으로 내가 어떤 지원자로 비춰졌을까? 라는 걸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면접관에 빙의해서 생각해보면, 예를 들어 분석은 잘하지만 엔지니어링 역량은 부족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 같다, 혹은 이 포지션에 필요한 특정 도메인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걱정될 것 같다 라든지. 그러면 2차때 어떤 부분을 더 어필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다. (솔직히 나도 이걸 잘 못해서 속으로 한 번 비명지른 적 있어서 아쉬웠다. 1차 때 지나가듯이 ㅇㅇ 써본적 있으세요? 아니 없습니다 하고 나서 공부 안 하고 2차 들어갔는데 ㅇㅇ의 디테일한 개념을 물어본다든가)
    • 이걸 위해서 1차 면접 끝나고 직후에 상세한 복기/기록은 필수!
  • (당연히) 기본적인 컬쳐핏 질문들에 대한 솔직한 대답 준비하기
    • 갈등 해결 방식, 동료들의 피드백, 장기적인 커리어 방향성과 같은 정말 뻔하지만 기본적인 컬쳐핏 질문들…은 아마 준비 안 하고 갈 사람은 없을 텐데 여기서 준비라는 게 절대 좋아보이는 답변을 꾸며내서 작성해두라는 말이 아니다. 이 부분은 그냥 솔직하게 최대한 본인 생각대로 말하되 너무 당황하지 않도록 한번 생각을 정리해보고 가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컬쳐핏인데 안 맞으면 안 맞는 것이다.
    • 가치관의 일관성이 시험받는 순간이 오지만 지키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앞서 말한 내 이직 사유 중에 ㅇㅇ가 있었는데, 면접관 분이 여기 왔는데 또 ㅇㅇ하라고 하면 어떡할 거예요? 라고 물어봐서 아 진짜 다른 거는 제가 웬만하면 괜찮다고 하고 싶은데 ㅇㅇ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좀그렇습니다 하하하(웃고 있지만 속으로 땀이 난다) 라고 했다. 여기서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면 아까 말한 이직 사유가 가짜같잖아요 .. 아무튼 다행히 합격에 문제는 없었다.


레퍼런스 체크/처우 협의/최종 결정

  • 진짜 마지막 단계! 레퍼런스 체크(옵션)와 처우 협의, 그리고 최종적인 입사 결정이다.
  • 처우 협의 끝나기 전에 퇴사 통보 하지 않기
    • 주변에서 공통적으로 말해준 이야기였다. 아무리 합격이래도 최종 오퍼를 받기 전에는 사실 입사 확정이 아니며 협의 과정에서 얼마든지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임.
    • 하지만 난 면접 최종 합격만 한 상황에서 말해버렸다. 왜냐면 일단 셋 중 하나라도 되면 퇴사할 생각이 확실했고, 셋 다 잘 안 될 확률은 낮다고 생각했으며, 현 회사에서 직책으로 인해 후임자 선정/인수인계에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 같아서였음. 아무튼 각자 상황을 잘 보고 안전하게 판단하자.
  • 우선순위 고민해보기
    • 내가 면접전형까지 합격한 회사들은 나에게 다 다른 의미로 매력적인 포지션들이었고(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가 원래 하던 분야를 발전시킬 것인지 vs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것인지, 근무환경, 오퍼 내용, 면접과정에서 받은 조직에 대한 인상 등 고려할 것이 정말 많다. 모든 걸 완벽하게 만족하는 옵션은 보통 없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항목은 연봉처럼 뭐가 더 낫다가 없는 본인의 가치관에 따른 고민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일을 어떤 환경에서 하고 싶은지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고민해야 하는 것 같다.


번외 - 멘탈 관리

불안이: 하-이?

  • 완전 앵자이어티 풀패키지 😇 원래 불안이 강한 편이 아닌데도 확실히 이직준비 중에는 상당히 느꼈다. 제일 어려운 것은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고 그에 비하면 과제, 면접준비를 하는 건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한번 마음 정하면 뒤 안 돌아보는 편이라 이직준비를 시작하면서 퇴사 생각이 더더욱 확고해져서 더 조바심이 났던 것 같기도 하다. 회사 다니면서 해도 이 정돈데 퇴사하고 취준한다는 것은 정말 강한 분만 할 수 있는 일인 듯.
  • 내가 지원한 회사들은 대부분 ‘업무일’ 기준으로 7일 내외에 결과를 주는 편이었는데, 나는 운이 나쁘게 주요 전형들이 추석과 10월초 연휴가 몰려있는 구간에 걸려서, 다음 단계까지 순수 일 수로는 2주-3주씩 걸리곤 했다(아 진짜 왜 이렇게 오래걸려~! 하고 캘린더 펼쳐놓고 잘 세보면 진짜 민망할 정도로 연휴 빼고 업무일 7일 근처였음). 아무튼 이러저러한 사유로 계속 늘어져서 어떤 회사는 세어보니 서류 제출부터 2차 합격까지 2달이 꼬박 걸렸더랬다. 그래도 다행히 연휴기간 직후에 최종 결과들이 한꺼번에 나왔다.
    •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계속 머릿속에서 무한 리플레이로 면접 복기해보면서 아 왜 그렇게 말했지! 하는 후회도 들고 전반적으로 self doubt가 닥쳐 와서 멘탈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 중간중간 여유 생길 때마다 계속 공고 보면서 다른 회사에 지원하기
    • 주의를 분산시키는 전략이다. 불안은 간절할수록 강해지므로, 진행 중인 개수가 너무 적으면 거기에 매달리게 된다. 근데 문제는 지금 시장상황이^^공고가^^별로없다^^….
  • 다른 사람들 결과 나오는 데 얼마 걸리는지 검색해보지 말기
    • 어차피 케바케고, 뭐 3일 안에 연락 안 오면 떨어진 거다 이런 말들 봐 봤자 기분만 안 좋을 뿐이다. 여러 사람 면접을 보고 결정하느라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애매해서 예비로 킵하는 걸 수도 있고 담당자의 휴가 ..결재라인이 매우 김.. 등등! 내가 절대 알 수 없는 내부 사정의 경우의 수는 너무 많다. 걍 검색하지 마세요 마음을 비우고 명상이라도 하십시오 제가 다 겪어보고 추천드립니다..
  • 긴가민가 하면 그냥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 뭐야 싶을 수도 있지만 나한텐 잘 통했다. 그냥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까먹으니까 마음 편했고 그러고 붙으면 기분도 정말 좋았음.
  • 요즘처럼 쉽지 않은 상황에 이직 준비하시는 분들 힘내시라는 말과 함께 🙏 개인적인 글이지만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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