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또 6기 시작
글또를 또 하게 되었다. 글또는 글 쓰는 개발자 모임이고, 6개월 단위로 예치금을 내고 2주에 한 번 글을 업로드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여섯 기수째 운영되고 있다. 나는 4기부터 참여해서 이번이 세번째로 참여하게 되었다.
글또를 안 하는 기간에는 역시 글을 하나도 안 썼다. 글만 안 썼냐 하면, 전반적으로 그다지 한 게 없다. 지난 두 기수의 경험을 돌아보면 글또는 그냥 글을 쓰게 해주는 게 아니라 퇴근 후에 정신을 놓고 플스나 아이패드만 붙잡고 뒹굴지 않도록 해주는 부차적 - 어메이징 - 효과가 있었다. 내 무기력함은 좀 극단적이어서 정신 차리고 할 일 열 개를 다 하든지 아니면 누워서 한 개도 안 하든지 둘 중 하나다. 그리고 한 번 아무것도 안 하기 시작하면 그게 외부의 강제력을 만날 때까지 며칠이고 지속되곤 한다.
반면 할 일을 다 하게 되는 과정은 글도 쓰려고 일어난 김에 공부도 하고 하는 김에 운동도 좀 하고 개 산책도 시키고 청소도 한다...
뭐 이런 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6개월은 글을 다시 열심히 쓰고, 그 외 다른 것도 그럭저럭 열심히 하자는 결심을 해 본다 🙏
그동안 쓰고 싶었던 주제들
- Community detection
- 분포 간 거리 (2) 다변량ver.
- 차별/공정의 통계적 정의
- Fraud detection
- Deep time-series anomaly detection
- 데이터 편향 외의 모델 편향을 불러올 수 있는 요소들
- 그래프 기반 인과 추론 실습
그밖의 희망사항에 가까운 목표들
이제 시리즈성 글은 기획하지 않으려고 한다. 쓰다가 글이 길어지면 나눌 수는 있지만 처음부터 기획은 안 하기로. 이전에도 몇 번 시리즈 글을 도전한 적이 있지만 항상 끝이 괴롭거나, 아예 거의 쓰지 못했다. 주의의 유효기간이 짧아서 그런 것 같다. 갑자기 십 년 넘은 기억이 떠오르는데 나는 어렸을 때 장르 소설 사이트에 소설을 써서 올리는 취미가 있었다. 그런데 그때도 가장 자주 듣는 피드백이 님 글 3편까진 재밌는데 4편이 절대 안 나와요 였다… 아무튼 짧게 필요한 내용만 잘 쓰는 능력을 함양하는 방식으로 목표를 변경하자.
- 최근 네트워크 데이터에 큰 관심이 생겼다. 개인적인 흥미뿐 아니라 업무에서도 쓸 일이 많을 것 같아서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고, 마침 따끈따끈한 신간이 있길래 무려 예!약!구매했다. 평소에 개발/데이터 관련 책 꽤 많이 사는데 (일단 사고 보지만 다 읽진 않음) 오랜만에 엄청 기대하면서 산 책. 도착하면 열심히 봐보겠다.
- 얼마 전에 글또 분들이 하시는 걸 보고 따라서 쏘프라이즈에 글을 하나 썼었는데, 이런 식의 분석을 오랜만에 해봤을 뿐더러 실질적으로 중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 나름의 답을 내리는 과정이 상당히 재밌었다. 선정도 돼서 백만원 받았다. 🤟 이 글 쓰면서 아 이런 걸 자주 해야지! 생각했어서 (근데 그 이후로 다시 안 함) 대회든 그냥 토이 분석이든 뭐든 평소에 잘 안 보는 데이터를 만져 볼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
SEO를 좀 신경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oopy를 사용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메타태그나 HTML 편집이 제공되고 있다. 관련 가이드를 보면 description을 첫번째 블록으로 가져오도록 세팅되어 있다는데 글에 따라 잘 바꿔줘야겠다. 다만 이 블로그 대부분의 글들은 이전에 쓰던 github 블로그에서 옮겨오면서 그냥 노션에 있던 원본을 그대로 올린 거라서 전혀 건드리지 않은 상태다. 이번 기수에 올리는 글은 다 태그를 잘 설정할 예정이고, 1개의 글을 올릴 때마다 1~2개의 예전 글을 같이 바꿔주면 6기 끝날 때쯤 예전 글들도 다 바꿔 놓을 수 있지 않을까? 귀찮아서 한번에 다는 못하겠어서 떠올린 방법;
- 서치 콘솔도 요즘은 하나도 안 봤는데(
글을 안 쓰니까) 앞으로는 자주 확인할 예정. 이 글 쓰면서 들어가보니 유입 키워드 1~3순위는 순서대로주성분분석과 요인분석의 차이
,스펙트럴 클러스터링
,pyspark udf
였다. 사실 지금까지는 이런 유입 실적을 글 주제 선정에 반영한 적은 없고, 그냥 관심사나 일하면서 배운 거 위주로 올리는 편이었는데 앞으로는 참고해도 좋겠다. - 마지막으로 뭐 글을 작성하면서 성장하기? 이런 목표도 예전에는 썼었던 것 같은데 나는 요즘 성장이 뭔지 잘 모르겠는 상태에 놓여 있다. 왜인지 생각해봤는데 성장은 방향성이 있어야 하고 나는 장기적인 목표가 부재한 상태라 그렇다. 당신의 5년 뒤 모습은 뭔가요 물어보는 거 엄청 상투적인 면접 질문인데 지금 면접을 안 봐서 그렇지 만약 봐서 누가 물어보면 대환장지어내기쑈를 해야 할 지경이다. 장기적 목표를 잡는 걸 단기적 목표로 잡아야 하나.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그냥 꾸준히 눈앞에 놓인 거 하다 보면 어디로든 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태평한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블로그를 하는 건 그 과정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6기도 무척 기대가 된다.